전체 글207 퇴사 일기 2024.03. 결국 스스로 삶 속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싶었던 것인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여기까지 왔다. 친구들과 모두 똑같이 생긴 책상에 앉아 공부하던 교실에서는 무엇을 하며 매일을 보내야하는지가 뚜렷했는데 조금만 벗어나니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가 넘는 좋은 인생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나는 가끔은 한 번 뿐인 인생 좁더라도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보고 싶다가도 또 가끔은 한 번 뿐인 인생 그렇게 열심히 살며 뭐든 이루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혼란스러웠다. 어떤 특정한 형태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어떤 지점에 서 있을 때 가장 행복에 가까운지 아는 사람이 만족하는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옳든 그르든 무언가 뚜렷했던 시절엔 언제나 오늘은 어제보다 더 행복하고 오늘보다.. 2024. 8. 22. [D+1] 2024-08-14 코인특: PuraVida 6:00 시차적응 같은거 신경써본적도 없는데 하루를 꼬박 샜는데도 잠이 안와서 새벽 내내 아빠랑 놀았다. 잠이 안오면~ 스페인어 책이라도 보라고 했지만 더인플루언서 정주행을 끝냈다.(생각보다 노잼..) 새로운 나라에서 혼자 살게되면 꼭 그 마음이 너무 안좋은 순간이 있는데 (보통 공항에서 새로운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이번엔 집까지 다른 감정 없이 도착해서 이것이 인생의 짬..? 멋져~했는데 밤새도록 마음이 아주 와글거려서 힘들었다. 원랜 와 나 여기서 혼자 어떻게 살아남지? 수준인데 최장기간+언어 안통함의 두려움이 갑자기 커져서 내가 미쳤나봐 여기가 어디라고 왔지 짐싸서 빨리 한국에 가야해!까지 다녀옴..그렇게 밤을 지새우다 갑자기 잊고 있던 mocking interview세션이 한 시간 뒤에 시작된대.. 2024. 8. 16. [D-DAY] 24-08-13 멕시코시티 레이오버일지 '먼지-서랍장-방-집(자가)를 거쳐 발전해나갈 포부를 안고 기어나간다'의 블로그 설명을 달고대학원생 먼지->직장인 서랍장->??? 내 방->??? 자가마련의 순서로Lv1. 엄마아빠 집 아래 내 방 안의 서랍장 속 먼지Lv2. 엄마아빠 집 아래 내 방 안의 서랍장 Lv3. 엄마아빠 집 아래 내 방Lv4. ????나아가는 건줄 알았는데 근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스스로도 직장인 다음 스텝이 뭔지 몰랐어! 아무튼 경로이탈이다~ 우선 엄마아빠 집이 아님 내 집도 아님..그냥 지구촌 하늘 아래 조그마한 방 하나 즈음 아니겠냐~ - 불효효에게 코로나 물려받은 엄마 대신 정현이가 진주에서 올라와서 수화물 부치는 것까지 같이 해줬다. 지금 생각해보니 수화물도 내가 부침. 왜온거냐? 서울->인천 가는길은 재밌었으니 인.. 2024. 8. 1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쿤데라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를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려, 지상의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 2024. 6. 17. <겨울의 언어> 김겨울 산문집 그는 겨울이 지나 봄이 다가오는 때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모든 겨울이란 새겨울이다. 차가운 결말도 결말이고 냉랭한 시작도 시작이니까. 그러니 코끝에 맺힌 물을 훔치며 또다시 걸을 수 밖에 없다. 두 팔로도, 온몸으로도 안 된다면 다음엔 무엇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새로운 풍선에 바람을 불어가며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첫 풍선이 터뜨린 것은 부모의 숨이었으나 그다음부터 터뜨린 모든 풍선은 나의 숨이므로. 그러므로 또다시 내리는 시간의 우박이 나의 풍선을 터뜨릴지라도, 그 모든 것이 또 한 번 잔해가 되어버릴지라도, 나는 나의 숨을 끌어안고 있다. 늘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여전히 그 어느 겨울에도 그 어떤 시간도 녹이지 못하더라도. 끝끝내 무엇도 녹이지 못하고 사라질지라도. 평생 이렇게 일한.. 2024. 5. 16. [24년 02월의 독서]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 [첫 번째 수기]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밥을 안 먹으면 죽는다는 말은 제 귀에는 그저 듣기 싫은 위협으로만 들렸습니다. 그 미신은(지금도 제게는 미신처럼 느껴집니다) 항상 제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안겨 줬습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니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만큼 저에게 난해하고 막연하며, 또한 협박 같은 여운을 주는 말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제가 가진 행복의 관념과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관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저는 그 불안감 때문에 밤마다 뒤척이며 신음하다 심지어는 미쳐 버릴 뻔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어릴 때부터 저는 행운아라는 말을 신물이 나도록 들어 왔지만 정작 .. 2024. 3. 1. 이전 1 2 3 4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