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이메일을 받고 엄마아빠 앞에서 소리내어 읽다가 울컥해서 방에 들어와 한참 울었다. 왜 갑자기 눈물이 났는지ㅜㅜ 취업의 길로 결정한 것을 현실로 마주하게 되어서인지, 저 밖에서도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 누군가 있다는 생각 때문인건지. 2019년 말에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을 때부터 나의 이런 저런 요청들에 얼굴도 모르는 학생 하나를 위해 힘 써주셨던 교수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오랜 기간동안 마음이 불편해 새벽마다 뒤척이다 고민 끝에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까지 답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는 학계라는 곳이 얼마나 칼같고 치열한 곳인지 (원래 사회가 그런 곳인데 내가 제대로 경험한 곳이 대학원 뿐이라 그렇게 특정화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보면서 너무 무섭기만 했는데 사실 그런 말, 행동 곳곳에 애정이 묻어있던 것 같기도 하다. 졸업한지 이제 몇 달 지났다고 미화된건진 몰라도ㅠㅠ 교수님 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도 모두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따뜻하게 토닥토닥 해주셨다. 다들 학부 때 보는 교수님이랑 대학원에 가서 보는 교수님이랑 다르다고들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이전엔 교수님 그 자체의 존재로 인식했다면 공부를 더 하면서는 교수라는 하나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그 과정에서의 경험은 대부분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왜 일이 이렇게 되어가나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꼭 그 때 결국 그렇게 되어서 이렇게 잘 된거구나!라는 순간이 결국 온다. 그래서 지금의 불확실성의 시간들도 지나고나면 그 끝에 다 뜻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 길엔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힘듦이 남는 것 같다.
아무튼 의미없이 지나간 시간은 없고 이렇게 좋은 어른들도 만날 수 있었으니 더욱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이제 다 덮고 또 다시 헤쳐나가야지. 받은 것이 많으니 다시 베풀어야할 일들이 더 많다. 챙겨입고 다시 나가봐야지. 돌아올 따뜻한 공간이 있으니 괜찮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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