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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4] 출근하는 서랍이/'21

9월 안뇽

by stherhj 2021. 10. 1.

밀린 일기들이 많지만 저녁에 문구점에 갔다가 2022년 다이어리가 나온 것을 보고 올 한 해가 100일도 남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암거나 호다닥 모아 쓴 생각

1.
처음부터 본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지점만을 위해 꾸준히 걸어가는 것은 행운이다. 많은 사람이 본인의 노력+우연으로 주어진 크고 작은 기회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굳건하게 본인이 생각하는 궁극적인 무언가 있고 그에 따라 인생의 선택들을 해나가는 모습이 항상 부러웠다. 아주 얕은 나는 그냥 더 좋은 기회 같아 보이는 길로 걷다 보면 또 살짝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고 애초에 그 '좋은 것'의 기준이 모호해서 헷갈렸다.
무얼하든 내가 그 길을 통해 결국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걷다 보면 좀 깊어질 수 있을까? 그 종착지가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이상향이 아니더라도 주체적인 선택을 하면서 내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그 회사, 학교의 결정 하나로 이렇게 결정 나 버리고 그 사람 한 명을 만나서 이렇게 되고, 사소해 보이는 일들로 인생의 흐름이 이렇게 변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 된다.
그치만 또 그만큼 우연한 기회로 다른 길로 들어서서 새로운 곳을 바라보고 예정에 없던 사람을 만나면서 배워가고 조금은 넓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내가 어떤 상황에서 조금 더 행복하고 만족감을 느끼면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안다면 여기저기 좀 둘러봐도 그냥 그걸로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요즘엔 그냥 여기 나 혼자 서 있는 것 같아서 그게 어렵다. 한 두, 세 발자국 앞에 나와 똑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이 있어서 내가 왜 가끔은 고민되고 가끔은 기쁜지 온전히 나눌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지! 그래서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을 조심하는 건가? 나는 아마 애송이가 맞나보다!ㅜㅜ

2.
요즘 후배들이랑 어쩌다 이야길 종종 하는데 새삼 그랬었지 하고 여러 일이 떠오른다. 결국 그 순간순간을 만든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그렇게 말하지 말 걸 아니면 차라리 말을 할 걸 그렇게 굴지 말걸 하는 상황들만 생각난다. 그냥 그 상황들이 다 동그란 틀인데 나만 세모라서 튕기는 기분이었는데 그냥 다 다른 모양으로 생겨서 퍼즐처럼 맞춰나가는 거였다. 근데 그냥 괜찮다! 아무래도 돌아가면 난 또 똑같이 말하고 행동할테니..ㅜㅜ 결론=애송이가 맞다.

3.
짧은 텀으로 계속 바뀌는 환경이 나한테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건지 잘 모르겠다. 19년도 이 시기엔 시드니에 있었고 20년도 이 시기엔 안암에 있었고 21년도엔 지금은 마곡에 있다. 그리고 22년도 10월 1일엔..?
자기 전에 내일은 몇 시에 일어나서 오전에 이런 걸 하고 오후엔 어딜 갔다가 저녁엔 뭘 먹고 뭘 하겠네하고 생각하면 그 다음 날에 그 생각했던 대로 생활하는 것이 뭔가 내 생각의 공간에서 실제로 내가 행동하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나도 모르겠어ㅜㅜ)
상반기엔 여러 일로 고민하면서도 몇 달 뒤 입사해서 일하고 있는 내 모습을 그리며 친구와 우리 지금은 둘 다 여기 같이 있지만 하반기엔 각자 다른 곳에 앉아 있겠지? 하면서 지금 코 앞의 시간임에도 지금과 너무 다를 닥쳐올 상황을 조금은 기대하고 조금은 두려워했다.
초등학교 땐 5학년 다음은 6학년 그리고 그다음은 아마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을 해서도 대학을 다닐 땐 그냥 그렇게 쭉 안암에서 지낼만 것 같았다. 그만큼 그 뒤에 어떤 미래가 올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꿈이 없던 건가? 중고등학교 즈음부턴 어차피 그런 특수한 본인의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고 대다수는 회사에 다니지 않나? 왜 자꾸 꿈을 물어보는거지..그렇다고 회사원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마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스스로조차 뭘 원하는건지도 모르는거다. 이렇게 매년 바뀌는 그 포지션이 좋은건지, 아님 이제 쭉 몇 년간 안정적으로 지내고 싶은건지 조차. 맨날 나는 한국에서 이렇게 입사해버리면 내가 몇 살 즈음에 인생의 어떤 지점을 걷고 있을지 얼추 정해지는게 너무 싫어! 했지만 결국 이렇게 열심히 출근하고 있다ㅎㅎ
가보지 않으면 백 날 이야길 들어봤자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 모르겠당 그냥 이런 것도 다 아직 상황적인 압박이 없으니까 오히려 뭔가 뚜렷하게 안보이고 이 길 저 길 다 둘러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결론=걍 하루를 온전히 사는 것에만 집중하자 왜냐면..인생을 장기적으로는 볼 안목이 없으니까..=애송이다..

 

이거 또..걍 셤 앞두고 공부하기 싫어서 잡생각만 늘었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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