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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4] 출근하는 서랍이/'21

두 번째 주말

by stherhj 2021. 6. 24.

1.
음식도 보험도 핸드폰 요금도 전부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는 개인화의 시대다. TV만 봐도 특정 제품 광고도 여전히 많지만 개개인에 맞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브랜드 자체의 광고가 많아졌다. 개인화를 넘어 초개인화까지 나아가며 다양한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있다. 그 기반의 코드까진 몰라도 그 트랜드를 따라가기위해 자의반타의반 공부를 시작했다. 코드는 계속 간단해지고 학습 데이터셋이 중요해진다하니 나중엔 그 학습 코드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까?

1-1.
미국에 갔을 때 음식점들이 재료를 깔아두고 네가 원하는 것 넣어줄게! 하는 것이 신기했다. 또 새는 이야기지만.. 룸메이트랑 만난 첫 날에 룸메 가족들과 함께 다같이 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도우 위에 하나하나 토핑을 선택해야해서 속으로 울면서 이거요..저거요..하고 골랐던 기억이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은 조금 더 정해진 메뉴를 제안하는 식이라 동서양의 차이인가 싶었지만 유럽국가도 그냥 정해진 메뉴를 선택하는 느낌이다. 아무튼 나중에 요식업을 하게된다면 대중적인 메뉴의 제안와 너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 사이의 어딘가 손익 계산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

1-2.
그래서 넷플릭스도 그렇고 다른 추천 서비스를 포함한 플랫폼도 보통 100% 개인화보다는 어느정도의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과 어느정도의 대중픽(소비자에게 보여지는 순서는 또 다른 알고리즘을 통해 제안되지만)을 추천을 섞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비율도 되게 중요하다고..

2.
갑자기 쓰다보니까 남기고 싶은 보따리.. 미국에서 공항 밖에 나와 처음으로 말한 것이 시애틀의 스타벅스 1호점에 가서 사고 싶은 텀블러 가격을 보고 이거..텍스 포함된 가격이 맞나요..?했던 것이다..우물쭈물 작게 말했더니 흑인 언니가 엉????해서 더 쫄아서ㅜㅜ 지금까지도 제일 아끼는 텀블러인데 어디갔는지 내 생각엔 나몰래 누가 진주에 가져간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로 했던 말은..시장에 좀 유명한 차우더를 먹으러 가서 카드는 없지..현금으로 계산해야하는데 뭐가 얼마짜리인지 잘 모르겠는거닷..그래서 옆에 언니한테 이거 동전 좀 세달라고 부탁했다가 언니가 동전 좀 빌려달라고?하고 돈을 줘서 아냐..! 이게 얼만지 봐줘..했다. 그리고 올랜도 공항에 도착해선 셔틀을 타고 버스 정류장에 가서 또 버스를 타고 학교가 있는 마을까지 들어갔어야했는데 심카드도 아직 못사서 폰은 없고..셔틀은 안보이고..거의 울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와 네 가방 진짜 멋지다..어디서 샀거냐..하고 물어봐서 또 자랑스럽게 캄보디아에서 데려온 부엉이라고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같으면 할머니한테 붙어서 할머니ㅜㅜ셔틀 아저씨한테 전화 좀 해줘ㅜㅜ했을텐데..아무튼 엄청 긴 하루였다..

2-2.
또 하나 떠오른 보따리..요근래 갑자기 에그타르트가 먹고 싶어서 찾아보는데 릴리안이 떠올랐다. 상해에서 잠깐 지내면서 중국어도 겨우 아야어여하는데 배달음식을 열심히 주문해먹었다. 앱으로 주문하는 것까진 어떻게 하는데 전화오면 이제..서로 폭탄돌리기하는거임ㅎㅅㅎ 그중 거의 매일 먹었던게 이디엔디엔 밀크티..그리고 릴리안베이커리에서 에그타르트를 많이 먹었다. 집에 돌아가는 날에 아빠랑 동생한테 꼭 요 에그타르트를 맛보게 하고 싶어서..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한 박스 사서 비행기에 들고 타서 집에 가져왔다. 오 중국이 요 옆나라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아 다시 중국어를 쪼끔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어학 프로그램 중 전화 일본어를 할지.. 전화 중국어를 할지..왠지 중국어가 더 중요한 것 같은데 일본어만큼 대화할 정도는 안되어서 전화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긴한데 아마 발음 교정을 받으려면 중국어를 하는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흐스크 6급 해보아!!!

3.
엄마랑 함께 내 가방에 자수로 이름을 새겼다. 친구들이 옷이든 가방이든 색이 세가지 이상 들어가지 않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병에 걸렸냐고 하는데..그에 충족하게 또 알록달록한 가방이 되어버렸다. 첨엔 기분이 안좋았는데 하나하나 완성할 수록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냥 엄마랑 같이 앉아서 금요일마다 가족 다같이 보는 드라마 틀어놓고 아빠는 백신 맞아서 ㅜㅜ하고 그 평화로운 이 순간을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 가방을 볼 때마다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시간만에 갑자기 너무 소중해져버린 물건..ㅋㅋ나는 내 물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내걸로 만들면서 애착이 생겨 비교적 오래 쓰는 것 같다.

4.

대박멋짐 백프로

손으로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여서 팔찌 발찌 반지를 만들었다. 더 멋진 것을 많이 만들어보고 싶어서 비즈를 주문할까말까 고민중.. 원래 하늘의 다양한 순간들의 모습을 그리려고 여러개가 연결된 액자를 샀는데 하나 그리고선 맘에 안들어서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조금 더 파스텔 톤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오일 파스텔을 하나 더 살까 아니면 아예 유화나 수채화 재료를 좀 사서 해볼까 싶다. 빨리 스노우 글로브 보수도 해줘야하는데 재료들을 맘먹고 주문하기가 쉽지 않다.

5.

6.
점점 내가 편하게 느끼는 것이 뚜렷해진다. 전엔 더 다양한 형태들을 수용하고 함께하며 세상의 다양한 면들을 보는게 재미있고 삶의 여러 의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갈수록 그냥 지금 이 자유의 다른 면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상태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긋는 이 구역이 좁아지는 것을 지양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너무 다른 것을 마주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내가 이치로 생각하는 것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시작점부터 어떤 것이 옳은지 이상적인지 논하는 것은 필요한 일인 것 같다가도 이젠 좀 귀찮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7. 살살 갈아서 둥근 언덕을 만들어야지 똑하고 잘라버리면 절벽이 생긴다. 꺄악

8. 바다 속 물고기가 보고 싶다. 언젠가 떠날 그 모습을 조금씩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그 전까지 스스로 많이 성장해야지.

9. 진짜 이상하게 별거 아닌 기사를 보고 눈물이 나고 누굴 보면 눈물이 나고 아주 작은 뭘 받으면 눈물이 나던 시기가 있었다. 원래 울보이긴하지만 그런거에 우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스스로 변했네 하고 넘어갔다. 이제와 되돌아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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