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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학원간 먼지

본질

by stherhj 2020. 12. 17.

왜 사는가에 대한 고민은 그 길을 걷기 시작한 뒤로 놓치 못했다. 처음에는 삶과 반대 지점 죽음의 두려움에 대하여 생각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데 충분한 기반이 될까? 삶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그 부재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어느정도 원동력은 얻을 수 있어도 그 방향성이나 목적 지점이 찍히긴 어려울 것 같다.

그 이후로 매일같이 고민하다 찾은게 고작 나는 행복해서 살고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나는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은 더 행복해고 내일은 더더 행복하리라는 것을 기대하며 걱정없이 잠들었다. 그냥 나의 행복점이 낮은건지 아니면 그냥 그 시절이 인생의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는지! 가끔은 흔들렸다. 나는 지금 행복한데 그럼 어딜 찍어두고 가야하는건지. 지금 이 행복감을 유지할 수 있는 지점으로? 

올해에는 사람들도 잘 만나지 못하고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나름 전공 공부에 재미도 붙이고 인생을 새롭게 짜나가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았다. 그러다 일이 여러가지 겹쳤던 때가 있었다. 계속 진행되는 새로운 내용의 수업 진도. 계속되는 교수님들과의 면담과 그 안에서 진전시켜나갸야했던 서류들. 논문 대체 프로젝트. 진학과 취업에 대한 수많은 고민들. 더 깊이 공부할 시간이 없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 나쁜 GRE까지! 내가 이 안에서 시간을 극한의 효율로 쪼개썼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꾸준히 달렸다.

이 중 하나를 골라 놓을 베짱도 없으면서 뭐 하나 완전한 동그라미를 그려내질 못한다는 것이 나를 괴롭혔다. 하나하나 떼놓을 땐 분명 내가 자신있고 좋아하는 것들인데 이걸 내가 해낼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던 뭔지 모를 무형의 행복하다는 감정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느꼈다. 그걸 인생의 원동력과 궁극적 지점으로 찍어버리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그래서 올해는 어떠한 외부적인 요소에서 오는 감정을 넘어서 내 자체의 본질 그리고 단순히 성취된다고 그대로 없어지고 마는 것이 아닌 조금 더 굳건한 중심을 찾고자 많이 노력했다. 아직 깨끗하게 표현할 정도는 안되어도 조금의 조금의 조금은 알아가는중이다. 본인 밥벌이하기 시작하면 이런 고민들은 사소해지고 많은 것이 뚜렷해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밥벌이하려면 참 많이 멀었으니 한동안은 혼자 파고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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